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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인

Starz 비커밍 엘리자베스 - 여왕이 되기에는 아직 어린 열네살 소녀

Posted on 2022년 09월 24일 17:45:00 26

 

 

 

6월 12일, 미국 Starz에서 방영된 <비커밍 엘리자베스>

영국의 전성기를 연 여왕 엘리자베스 1세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2013년 <화이트 퀸>. 일부 미드, 영드 팬만 알던 드라마였지만,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 나온 레베카 퍼거슨 덕분에 역주행하고 국내에서 서비스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후속인 <화이트 프린세스>와 <스패니쉬 프린세스>는 국내 방영/서비스되질 않아 아시는 분이 많지 않으실 듯 싶네요.

  • <화이트 프린세스>는 <킬링 이브> 조디 커머가 주연인데 역주행이 안되다니...ㅠ

암튼, Starz는 쭈우욱 왕가의 여성이 주인공인 역사물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데요. 이전 3개 시리즈는 엠마 프로스트가 쭉 제작을 해왔는데, <비커밍 엘리자베스>와 얼마 전 방영한 <서펀트 퀸>는 엠마 프로스트가 아닌 서로 다른 작가와 제작사에서 제작했습니다.

 

 

 

 

 

  • 영드 <튜더스>의 헨리 8세와 왕비들 벌써 12년이나 됬네요.ㄷㄷㄷ

헨리 8세는 6명의 왕비를 두었습니다. 첫째 아내는 스페인을 통일한 이사벨 1세의 딸, 원래 형의 아내였던 아라곤의 캐서린(<스패니쉬 프린세스>)은 딸 '메리'를 출산합니다...만, 헨리 8세는 앤 불린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로마 교황청과 오랜 다툼 끝에 철저한 카톨릭 신자인 캐서린을 쫓아냅니다. / 둘째 아내 앤 불린은 딸 엘리자베스를 출산하지만, 연이은 유산으로 아들을 보지 못하고 참수형을 당하지요. / 참수를 하자마자 앤 불린의 시종이었던 제인 시모어와 결혼, 일년 후 아들 에드워드 6세가 태어나지만 제인은 산후 휴유증으로 열흘만에 사망합니다.

그 뒤로 클레페의 앤, 캐서린 하워드를 아내로 맞이하지만 둘 다 1년 반 정도만에 사망 / 마지막으로 이미 2번 남편을 잃은 31살의 미망인 캐서린 파와 결혼하지만 헨리 8세는 50대를 넘겨 병세가 악화되어 가던 때, 자식을 전혀 보지 못하고 헨리 8세는 사망합니다.

제인 시모어의 9살 아들 에드워드 6세가 즉위합니다.

6년후 에드워드 6세가 사망하면서 캐서린의 딸, 37살의 메리가 즉위합니다.

5년후 메리 1세가 사망하면서 앤 불린의 딸, 엘리자베스 1세가 즉위합니다.

 

 

 

 

 

헨리 8세때만 해도 강성했던 영국의 국력은 잔고부족 사태와 더불어 로마 교황청과의 불화를 겪으며...는 이 드라마에선 안 나오겠고...

암튼, 이 드라마는 1547년 헬리 8세가 사망한 직후부터 엘리자베스가 즉위하기까지의 과정을 각색한 드라마입니다.

주연 배우는 알리시아 본 리트베르그.

독일 유명 드라마 <샤리테>, 미드 <지니어스>, 영화 <퓨리>, <레지스탕스> 등 독일을 벗어나 독일 외 지역의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연기 너무 착하게 잘하는 배우입니다.

 

 

 

 

 

이야기는 1547년 헨리 8세가 사망하자 유일한 아들인 9살의 에드워드 6세가 즉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태어나서 아버지를 본게 채 1년도 되지 않는 엘리자베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채 보이기도 전에 차기 왕권을 향하는 귀족들의 움직임을 먼저 마주하게 되지요. 제인 시모어의 오빠이자 에드워드의 외삼촌인 서머셋 공작(에드워드 시모어)가 후다다닥 에드워드를 낙아채서는 여기 싸인 하나만 해줘~하고는 호국경으로 오릅니다. 어린 조카가 12명의 귀족으로 구성된 협의회에 휘둘릴 것을 막자라는 명분이지만...

실상, 조카 협박해서 혼자 독식한거. (근데, 딱히 정치 & 정치질은 잘 하는거 같진 않음)

 

 

 

 

그 정신 없는 와중에 열네살 엘리자베스에게 첫사랑이 찾아옵니다. 

서머셋 공작의 동생 토마스 시모어 경, 띠동갑x2 나이차가 나는...ㅎㄷㄷㄷ

어쩌다 마주쳤다가 농담도 잘하고 친근하게 잘 해주는 토마스에게 홀딱 반해버리고 말아요. "토마스와 결혼할꺼야"라는 진심을 내뱉기도 하고, 토마스에게 기습 뽀뽀도 시도해보는 등 열네살스럽게 수줍게 다가가보지만...

 

 

 

 

  • 캐서린 파 : 제시카 레인 / 토마스 시모어 : 톰 컬린

문제는 따당땅따당~ 토마스는 계모이자 마지막 왕비 캐서린 파와 불륜중. 알음알음 수근수근 알려져 있었지만, 엘리자베스만 몰랐던 것.

게다가 헨리 8세가 사망하자마자 에드워드 6세의 허락을 받고 둘이 결혼하면서 엘리자베스는 정면에서 뒤통수를 맞아버리고 말았죠. 슬슬 오빠(쏘리~)라고 부를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일순간에 아빠로 불러야 하는 상황, 눈물도 안 나옵니다. '이게 무슨 일이야?'라는 듯 멍 때리는 수 밖에. 

게다가, 캐서린 파의 집에 함께 살면서 계부와 계모의 온갖 애정 행각을 목격하...지는 않지만, 생동감 넘치는 음향 효과가...

그치만, 한번 씌어진 콩깍지는 쉽게 벗겨지질 않아요.

 

 

 

  • 1953년 '진 시몬스' 주연의 <영 베스>에서는 둘이 정말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식으로 묘사되기도. '데보라 커'가 캐서린 파 역으로 출연.

1953년 진 시몬스 주연의 영화 <영 베스>에서는 토마스와 엘리자베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묘사되는데요. 문제는... 토마스 이 놈이 야사도 아닌 역사책에 기록될 정도로 희대의 난봉꾼이라는 것. 포스터 보시면 올백 검은 머리 남자가 두 여성과 키스할듯 말듯~ 포즈하고 있는 게 둘인거 보이시죠? 

처음에야 살짝쿵 설랬던 토마스의 친근한 행동들은 결혼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둥근 해가 떴다며 잠옷 바람으로 침실에 난입하고, 으슥한데서...(안돼!!!!!) 그런데도 엘리자베스의 콩깍지가 쉽사리 벗겨지질 않으니 미칠 노릇 ㅠㅠ

 

 

 

 

  • <왕좌의 게임> 벨라 램지가 제인 그레이 역 / 러블리 중매쟁이 <엠마> 로몰라 개라이는 이번엔 서슬퍼런 메리 역.

  • 참고로 벨라 램지는 2년전 영화 <레지스탕스>에 알리시아 본 리트베르그와 함께 출연했답니다. 내년 <라스트 오브 어스>도 기대~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있던 헨리 8세가 사망한 후, 십여년동안 침묵했던 앙금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앤 불린과의 결혼과 아라곤의 캐서린과의 이혼으로 헨리 8세는 로마 교황청과 등을 지고 개신교를 장려해 많은 귀족들이 개신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전히 영국 귀족들 중에는 카톨릭을 믿는 이들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아라곤의 캐서린의 딸 메리 역시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지요. 카톨릭을 믿는 후손을 보지 않겠다며 헨리 8세는 메리의 결혼을 막기까지 했었으니... 그 한이...

궁중에서 광대들이 교황을 희롱하는 희극을 공연하자, 메리의 분노 게이지는 만땅! 빡 돌아버리는데, 한 때 에드워드 6세와 혼담이 오고갔던 제인 그레이는 토마스의 장난에 적극 동참하면서 메리에게 "나중에 두고보자" 찍혀버리고 말죠.

 

 

 

이 와중에 엘리자베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여성의 삶이란, 특히 튜더가문의 여성의 삶이란 이용만 당하기만 한다는 사실. 어머니대에서부터 자기 자신까지. 그 굴레를 끊기 위해 자신 스스로를 보호하고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요.

콩깍지 씌인 초롱초롱 눈망울을 강한 눈빛으로 교체해보는 걸로 시작해보는데...

하지만... 아직 열네살. 

또다시... 몸과 마음과 머리가 따로따로...

 

 

 

  • 최근에 본 튀르키예 역사물 <더 파운더: 오스만> 당연히 울나라 서비스 미지수. 하지만, 주연 배우 오즈게 토레(Ozge Torer)는 괜히 소개하고픈... 이쁜 얼굴 막쓰는 여배우 넘 사랑해요. 찐한거 말고 울나라 화장하면 더욱 이쁠 듯 싶기도~

아... 글 쓰기 살벌하다. (3주째 쓰는 중 / 실수하면 큰일남)

제 블로그에 의외로 많은 '좋아요'가 달리는 글이 <화이트 퀸>, <화이트 프린세스>, <스패니쉬 프린세스>, <예카테리나>, <엘리자베타> 등등 치정, 로맨스가 우선시되면서 역사를 따라가는 여성 + 역사 + 치정(or로맨스)물입니다. 작년 <옷 소매 붉은 꽃동>도 이 계열에 올랐다는 생각. 여성이 주인공이다 보니 여성 주도의 스토리와 계급, 평등과 관련된 텍스트가 일정 비율 섞이기는 하는데, 그 비율이나 능동성은 각 나라, 문화, 드라마마다 조금씩 달라요. 이슬람 문화권인 튀르키예 드라마에도 순정파 액션 여주가 나오기도~ 러시아는 여전히 마초 필 많은~

 

 

 

 

암튼, <비커밍 엘리자베스> 역시 여느 드라마처럼 여성+역사+치정(or로맨스)물인 줄 알았어요. 시작부터 첫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엘리자베스의 첫사랑, 괜히 설래고, 괜히 혼잣말하다 방긋 웃고,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눈빛 등등 알리시아 본 리트베르그의 눈 옆에 보이는 주름이 눈에 띄어서 좀 그렇긴 했지만, 귀여웠더랬죠. 위에도 썼듯 <영 베스>에서도 한번 다뤘던 소재이기도 해서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려던 그 순간!!!

아! 엘리자베스는 열네살. <영 베스>를 아주 오래 전에 봐서인지 엘리자베스가 몇살인지, 저 로맨스...라고 부르기에도 살벌한...가 을메나 위험한건지 망각을 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어느 순간, 매서운 눈빛을 방출하기도 하고, 내 삶의 권리를 당당히 얘기하기도 하면서 일찍 어른이 되어야 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에 대견스러워 하다가도 몸, 마음, 머리가 따로 놀 수 밖에 없는 순진한 열네살로 되돌아갈 때면 소스라치게 놀라서 제발 그러지마...ㅠㅠ

암튼, 치정(or 로맨스)일줄 알았던 스토리는 사실 미성년 상착취, 여성 스토리였던 것. 다소 불편하게 보실 수 밖에 없겠지만... 이런 소재를 드라마에서 다루어야 그 문제점을 보여주고 대화를 할 수 있을지니~ 

  • 미국에 스스로 깨어있다 착각하는 무식한데 용감한 평론가 몇몇이 또 헛소리 좀 했는데, 그냥 무시하세요.

 

 

 

그런데, 그것만 있는게 아니지요.

메리 1세와 엘리자베스 1세. 에드워드 6세가 죽은 이후 남자 후손이 없어서 여왕이 되었다라는 것으로 그릴...거면 드라마 만들 이유가 없죠.ㅋ

엘리자베스는 아직 몸, 마음, 머리가 따로 놀아서 심하게 말리고 싶은 상황들이 여럿 있긴 한데, 튜더가의 여느 여자들처럼 이용만 당하지 않겠다, 무모한 것도 결정할 수 있는 나의 권리이다... 등등 제법 어른스러워지는 순간을 마주할 때면 적극 응원해주고 싶었어요. 

어떻게 왕권을 향해 나아갈지, 얼마나 과감해질지는 아쉽게도 2시즌에 나올 예정. 그래도 무척 기대됩니다.

 

 

 

 

반면, 이미 이십대 중반이 된 메리의 행보는 과감합니다. 

처음에야 교황 희롱하는 연극 보고 빡치는거나, 열몇살 차이나는 동생 에드워드 6세의 갈굼을 참는 것 정도였는데, 카톨릭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스페인에서 메리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라, 메리가 스페인 인맥을 하나둘씩 포섭하고 위기를 대처하는 등등 왕권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훗날 개신교 박해와 대참사를 일으킨 인물로 악명이 높긴 하지만, 메리는 1시즌 시점에선 정치적 권력도 없고, 남성도 아닌 여성으로 최하의 약자라는 위치에서 정상을 향해 정진해가는 모습이... 마치 홍국영이 훗날 세도 정치의 최악 케이스로 유명해도 정조와 함께 성장하는 걸 보는 그 재미와 비슷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대사 사이사이, 장면 사이사이에 역사적 사실을 꼼꼼히 챙겨주는 극본이 상당히 좋습니다.

그런 역사적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메리와 엘리자베스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어떤 난관을 극복하고 정진하는지를 모를테니까요. Starz의 전작 <화이트 프린세스>, <스패니쉬 프린세스>가 이런 점이 다소 약했던 것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인것 같아요.

치정(or로맨스) 요소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여성 + 역사 + 정치물로 바꿔놓은 거니까요.

 

 

 

다소 아쉬운 점은...

꼼꼼히 나열된 역사적 사실, 정세의 변화, 엘리자베스의 심정, 메리, 에드워드의 이야기까지 1회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는 것. 이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1회 마지막이 "1시즌 달리자!!!" 시청자를 부추킬 결정적인 장면은 아니었어요. 1회 마지막 장면이 저 위험한 첫사랑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차라리 확! 꽂히는 엘리자베스의 첫 각성을 1회 마지막 장면으로 만드는게 어땠을까 싶네요. (솔직히 1회 보고 2주 후에야 2회를 봄)

예전에 미드중 1회를 1시간 15~20분까지 늘려 방영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질질 끌어 욕 먹는 드라마도 있긴 했지만, 할 얘기가 빼곡히 채워 놓은 드라마도 여럿 있었어요. <비커밍 엘리자베스>도 1회 분량을 1시간 15~20분으로 늘려 엘리자베스의 각성 순간을 1회 마지막 장면으로 넣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 이 장면에 완전 꽂힌지라...ㅎ)


다른 드라마들이 여성 1 + 역사 3 + 치정 6... 정도라면

<비커밍 엘리자베스>는 여성 4.5 + 역사 5 + 치정 0.5 정도?

무슨 뜻인지 대충 아시겠쥬?ㅎ

1회 분량 조절을 잘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거 빼곤 올 굿!!!

위험한 첫사랑에 조마조마 / 역사적 서사가 충분히 다뤄지고 / 엘리자베스의 아픈 성장 / 메리의 왕권을 향한 행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 웰메이드 드라마입니다.

아, 몇번을 고친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