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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z 서펀트 퀸 - 차가운 캐릭터를 유머로 풀어낸 올해 깜짝 히트작

Posted on 2022년 09월 23일 14:37:38 29

 

 

 

9월 11일, 미국 Starz에서 방영한 <서펀트 퀸>

16세기, 프랑스 왕가로 시집와 절대 권력의 왕비가 된, 카테리나 드 메디시(프랑스식 : 카트린느 드 메디치)가 주인공인 드라마입니다.

아직 1회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요즘 웬만해선 시즌을 다 보거나 최소 3~4회는 보고 리뷰하는 편인데요.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3주째 전전긍긍하던 <비커밍 엘리자베스>을 후다닥 마무리하면서 수전증이 오더라구요. <서펀트 퀸> 후다닥 리뷰하고 싶어 미치는줄~ㅎ

솔직히... 메디치 가문이 후원한 예술작품은 웬만한건 다 꿰차고 있지만, 이탈리아 역사 알못입니다. 프랑스 역사는 프랑스 혁명 전후는 알지, 다른 건 리얼 알못입니다. 게다가 <서펀트 퀸> 1회에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도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어떤 이야기를 기대하라 글에 쓸지... 완전 공백상태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1회만 따로 점수를 주자면 10점. 신선하고 재밌고 퍼펙트~

 

 

 

 

카테리나 왕비를 연기한 배우는 사만다 모튼. <마이너리티 리포트>, <허>의 오리지널 목소리, <릴링턴 플레이스>, <할롯>, 그리고 <워킹데드>의 '알파'역으로 시청률을 캐리했다던(솔직히 전 안봐서 모르지만) 영국의 연기파 배우, 아시는 분 많을거에요. 근 6년간, 포근한 몸매에 매섭고 차가운 역을 해오던 사만다 모튼이었는데... 살을 꽤 많이 뺀 듯, 따뜻한 얼굴로 첫 장면을 맞이합니다. 

  • 미소 보여주는 커트에서 한번 푸하학~ 터져서 의자 뒤로 발라당ㅋㅋㅋ 무섭고 변덕 심하고 잔인하다고 정평이 난 인물인데, 저런 미소로 맞이하다니... (화면에 포샤시 효과는 또 뭐고?)

나이 어린 신입 하녀에게 당시엔 귀하디 귀했을 오렌지를 먹으라 권해주는 따뜻한 모습도 보여주고, 저상한 미소까지 지어주지요. 무섭다고 소문난 카테리나 왕비가 저런 미소를 보이니 신입 하녀는 더더욱 안절부절~ㅋ 그런 하녀에게 카테리나는 나의 어린 시절과 무척 닮았다며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가 매독으로 죽고, 할머니 댁에 갔지만 할머니 역시 사망. 이후로 수녀원을 전전하며 메디시 가문을 해치려는 이들에게 숱한 위기를 겪으며 험하게 자란 카테리나. 삼촌이자 교황이었던 클레멘트 7세의 보호를 받으면서 좀 편해질까 싶었더만, 난데없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프랑스 왕가로 시집가라고...

어린 시절부터 참 박복하구나~ 싶지요.

 

 

 

 

 

  • 처녀 검사 받는 카테리나

그런데, 이야기의 톤은 박복한 것과는 초큼 다릅니다.

험하게 자란 탓에 모든게 시니컬한 카테리나, 시청자를 향해 시니컬하게 말을 걸어와요.

(물론, 남자인 나한테 말 거는건 아닌...ㅎ)

 

 

 

  • 물론 이런 대사는 안 나옵니다.

한참 힘이 약화되었던 교황은 조카 웨딩 드레스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줄 순 없었어요.

시청자를 향해 시니컬하게 내뱉던 말투는 삼촌에게도 그대로 적용, 프랑스 왕가에 시집가는거면 한방에 뻑~가게 만들어야는데 웨딩 드레스가 너무 시시하다고 삼촌을 바탁합니다. 겨우겨우 보석 달아 프랑스로 갔더니만, 프랑스 왕가 앞에서 일부 프랑스 귀족 면죄부를 공짜로 내주고, 교황이 가진 땅 문서도 내ㅈ......아니 삼촌이 내줄거라고 카테리나가 알아서 재산목록 줄줄줄~ 내뱉는 바람에...

조카 시집보내려다가 탈탈 털려 잔고부족 사태를 겪게 되지요.ㅎ

  • 자~ 1분 역사 공부

  • 드라마상에선 1536년, 율곡 이이와 정철 선생이 태어나시고, 앤 불린이 참수를 당한 해 / 원래 결혼한 것은 1533년이긴 한데, 카테리나를 열일곱살로 설정해 첫날밤 연출의 위험성을 제거하려고 각색한 듯 싶어요. / 당시 유럽은 급부상한 프랑스, 막강 스페인, 합스부르크가 팽팽한 긴장관계에 있었고,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등으로 교황청의 세가 많이 약화되어 있었습니다. 그 틈을 타 영국 헨리 8세가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 앤 불린과 결혼한다며 배째라 했을 때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교황이 바로 클레멘스 7세입니다. 한마디로 개털 시절.

 

 

 

 

첫째 왕자도 아닌 둘째 왕자 앙리와의 결혼. 어차피 정략 결혼. 그냥 살다가 남편 일찍 죽으면 편히 살수 있으려나 궁리도...ㅋ

하지만, 웬걸... 둘째 왕자가 의외로 잘 생김. 얄미운 첫째와는 달리 성격도 좋아, 잘 웃어, 웬지 똑똑해 보여, 개그 코드도 은근 잘 맞아~ 사랑했나요. 이 못난 나를(... by 김현철) 를 속으로 부르며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궁에는 사촌 언니 다이엔 포티에 부인이 반갑게 맞이하고, 이탈리아라면 뭐든 좋다는 프랑수와 왕은 울 며느리 이뻐~이뻐~해주고...

반복한 어린 시절을 뒤로 한채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아 품평회를 하는 첫날밤을 치른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믿는 도끼 두개에 동시에 찍혀버리고 맙니다.

 

 

 

다이앤 언니의 품에 주물럭 안긴 앙리 왕자

 

 

 

 

그 얘기를 들은 신입 하녀는 카테리나 왕비를 위로하고, 카테리나는 신입 하녀에게 인생의 교훈 하나를 알려주는데요.

그 누구도 믿지 마라

...라는 말을 하자마자 경비병을 불러 하녀를 가두라고 명령을... 크헉

 

 

잘못한게 없다며 억울하다 호소하는 하녀는 끝내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하지만, 그 짧은 소동의 순간, 하녀는 오렌지를 주머니 속에 훔쳐 오고야 말죠.

얼마후, 쟁반 위에 오렌지가 없어졌다는 걸 눈치챈 카테리나. 흐뭇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미소를 짓습니다.

 

 

 

포스터에 있던 문구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었는데, 확실히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건 확실하네요.

연기파 배우 사만다 모튼, 늘 매섭고 엄숙한 역을 맡이 하던 배우에게서 환한 미소가 나오고, 여느 역사물과는 다르게 제3의 벽을 뚫고 말을 걸어오는 어린 카테리나, 제3의 벽을 통해 따가울 수 있는 이야기조차 가벼운 말투로 유머로 시청자의 동의를 얻어내고 있어요. 조금은 가벼운 말투, 어느샌가 들려오는 헤비메탈 사운드, 현대적인 해석, 모든게 잘 어울어지기도 하구요.

첫회는 아직까지... 역사적 팩트를 꼼꼼히 알려주는 쪽은 아니에요. 교황의 명령에 곧바로 행동하지 않고 한번 팅겨보는 평민의 모습, 웨딩 드레스 타령으로 진땀 빼게 만드는 카테리나, 교황이 찾아왔는데 절대 꿈쩍하지 않는 프랑스 왕가의 모습 등등 역사를 모를지라도 교황의 권세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쉽사리 눈치채게 만들어준 유머러스한 극본과 연출이 꽤 좋았어요.

오렌지라는 상징을 통해 카테리나의 과거와 현재 모두를 보여주는 것은... 비록, 많은 영화에서 사용된 기법이긴 하지만,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한번 더 뒤집는 반전의 효과도 있고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연기 잘하는 사만다 모튼 만큼이나 시청자를 사로 잡는 어린 카테리나 역의 '리브 힐'을 발견한 것도 큰 수확.

(다른 드라마에서 보긴 했는데, 연기 잘하는 건 못 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