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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니의 블로그

Netflix 모범가족 - 착함의 클리셰가 만들어낸 엉터리 범죄 느와르

Posted on 2022년 08월 17일 18:07:42 87

 

 

8월 12일,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된 <모범가족>

정우, 윤진서, 출연작이라고 해서 눈길을 끌었지만...

연출, 작가의 전작들이 솔찮 그닥

게다가, 울나라에서 유독 약한 축에 속하는 범죄 느와르 장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는데요.

역시나...

 

 

기본 줄거리

지방대학 만년 강사인 박동하. 뇌물로 교수 자리를 얻으려고 했다가 그 교수가 비리로 체포되어 돈만 날려먹고, 하필 그 돈은 아들 심장 수술을 위해 모아두었던 돈,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면서 집안 분위기는 휑휑~ 딸은 잔뜩 삐죽해서 비행하기 직전. 절박하기만 하던 그때 사고인듯 아닌 교통사고로 거금의 돈뭉치가 손에 들어옵니다.

돈을 보고 눈이 훼까닥해진 박동하는 돈을 챙긴 후 차 안에 있던 시체들을 묻고, 차도 깨끗이 씻어 저 멀리 방치하고는 돈을 빨래해서 말리려는 생각 뿐이지만... 그 돈을 되찾아야하는 마약조직의 하위 보스 마광철의 추적, 마광철을 잡으려는 경찰, 그리고 비밀 조직 '상선' 그 사이의 음모에 휘말려들게 됩니다.

 

 

 

장점은...

음영 부분의 윤곽이 확연히 보일 정도로 촬영되어 어둡지만 생동감이 전해졌습니다.

장점은 이게 끝.

 

<모범가족>의 가장 문제점은 박동하 캐릭터 빌드업 실패가 99%라고 봐요.

초반부에는 역시나 박동하가 처한 처지를 보여주면서 단순히 눈 먼 돈을 취한 것이 아니라, 절박한 처지에 누구라도 눈이 돌아갈거라는 개연성과 포인트를 캐치해주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우의 연기로 그 절박한 심정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울분과 분노의 감정이 한겹, 한겹 차분하게 쌓아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치겠다"라는 감정을 한 장면에 과잉으로 보여줌으로서 그 심정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 캐릭터에 몰입되기는 커녕 무척이나 어설픈 시도처럼 보였어요.

중반부는 머... 휘둘리며 이래저래 위기를 맞이하는거라 딱히 별로 쓸건 없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문학 강사인 박동하가 수업하는 '지킬과 하이드' 책 내용으로 "선과 악중에 악이 이긴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동하가 점점 악을 받아들이려는 것처럼 묘사하고는 있는데... 

애초에 왜 뇌물을 왜 주게 된 것인지 모릅니다. 아내의 바가지에 이번에 꼭 교수가 되려 한건지?, 아니면 단순히 선배의 꼬임에 넘어간것인지? 아니면 그냥 휘드르는대로 휘둘리는 성격인건지? 첫 회에서 그걸 명확히 보여주질 못했어요. 그러니... 뇌물로 교수 자리를 얻으려 했던 박동하를 선한 사람으로 규정하기가... 납득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어요. 게다가, 아들 수술비용을 상의없이 썼다는게... 

박동하 캐릭터를 "악"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선한 캐릭터"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많아요.

그냥 언제라도 악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인물이었다고 설정하는게 더 재밌었을 것 같네요.

 

 

그 옛날 <공공의 적> 강철중이나 근래 마블리 마석도를 착한 사람으로 묘사하지 않잖아요. 그냥 나쁜 놈들이 극도로 싫은 초큼 덜 나쁜 경찰일뿐. 

<브레이킹 배드>를 얘기할때 선했던 월터 화이트가 범죄의 마스터 마인드가 되어간다고 누가 그러던데... 피식~ 

월터 화이트는 선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자격지심과 억눌림을 보상하려는 인물. 즉, 기회가 오자 억눌려있던 욕망이 분출되는 것이었죠. NEVER 선한 사람은 아닙니다.

울나라에서 범죄 느와르물이 잘 안되는 이유를 꼽자면... 

그닥 착하지도 않은 주인공을 굳이 PURE GOOD 순정 100% 착한 사람으로 묘사하려고만 한다는 것. 범죄 느와르물에 굳이 "선"을 넣는다는 것. 그리고 "비-범죄자"라는 이유만으로 선한 걸로 만들려고 하는 클리셰, 아니 요상한 버릇이 있어요.

 

 

(초반) 스릴러는 있는데... 점점...

스릴러 부분은 초반엔 괜찮았다고 생각됩니다. 피 묻은 돈을 얻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이나, 아내의 외도를 확인하고 휴대폰 울림, 마광철이 옆집에 이사오고, 경찰까지 근처에 잠복중인 상황, 처음으로 마약 배달 일을 하며 벌어지는 일들, 흥미롭게 본 부분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중반부부터 그 재미가 급격히 사그러듭니다.

박동하 캐릭터가 어정쩡하게 선하다라고 설정했기 때문이에요. 차라리... 박동하를 선한 캐릭터가 아니라 대학 강사라는 직함 아래 위선을 숨긴 캐릭터였다면, 자신의 처지를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캐릭터였다면 이야기의 굴곡이 한겹 더 생겨 후반의 반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중후반의 이야기의 축은 마광철에게 온전히 넘어가면서 박동하는 주인공이 아닌 조연 캐릭터가 되어버렸죠.

게다가, 마광철의 계획이 획기적인 것도 아니고

유인책으로 쓸거라는 건 삼척!동자도 척! 하니 눈치챌만한 것이고

경찰의 접근에 이야기가 꼬여간다는 느낌도 그닥 없고

아버지의 등장은 머... 그 역할도 머... 딱히...

지나친 클리셰의 종합이라 "제발 그것만은 아니어라"라고 빌기를 여러번.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다가갔지만, 캐릭터가 딱히 선한 것은 아니었고.

능동 캐릭터였다면 이야기의 굴곡이 생겼을텐데 휘둘리기만 하는 캐릭터라서 재미도 없고

애초에 캐릭터 설정부터 많이 애매합니다.

범죄 느와르 장르물을 착하게 꾸미려는 클리셰.

후반부 반전 모두 눈치 채기 쉬운 클리셰.

캐스팅도 클리셰...(미안)

증말... 촬영만 잘함.